아주 오래된 영화를 첫 리뷰로 진행하려고 계획했는데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즐거운 거 같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짜증을 유발하지만

이런 것들이 모여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 본 리뷰에는 영화의 스토리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사전 공지합니다.)


나를 기억해(Marionette, 2017)

개봉일 : 2018.04.19

감독 : 이한욱

배우 : 이유영, 김희원

장르 :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14년 전 청소년 성범죄 피해자였던 한서린(이유영)

평범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어느 날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커피를 마시고 잠이 들게 되고

이후로 자신의 노출 사진이 담긴 메시지를 정체불명의 마스터로부터

지속적인 협박 메시지 시달리게 된다. 극심한 공포에 불안에 시달리던 서린은

14년전 과거 자신의 성범죄 사건을 해결했던 전직 형사 오국철(김희원)과 함께

사건을 파헤치면서 마스터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영화 '나를 기억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화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 SNS와 성범죄 사건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최근에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故 이주혁과 연인이었던 이유영 주연으로 화제가 된 영화라

더 주목해서 봤지만 기대와는 달리 상당히 실망스러웠던 영화였다.



과거에 집단 성폭행 당했던 기억을 애써 지우고 살아가다가

다시 비슷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전개 방식이라 기존에 실형을 살게 된 범인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한서린이 가르치는 학생과 연계해 복수하는 과정을 담았다고 생각했고

스토리가 실제로 그렇게 생각 힐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도대체 누가 마스터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나름 몰입감 있게 봤는데 뒤로 갈수록 산으로 또 산으로..



범인으로 의심하면서 동진(이학주)을 추적하는 장면은 정말 마스터일지도 모른다고

느낄 수 있는 연출과 스토리 전개 방식은 뻔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

혼선을 줄 수 있는 요소라서 좋았고

피해 여학생 코스프레하면서 알고 봤더니 동진의 약점을 잡아 조종하고 있었던

양세정(오하늬) 하나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이긴 했지만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나름 반전이었지만 그다지 반전이라고 느끼지 못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청소년들이 돈을 벌기 위해 그저 아무 죄책감 없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를 되돌아본다는 취지는 좋지만

요즘같이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말하는 시대에 굳이 선생한테 욕을 하는 장면이 필요했나 싶다.

가장 결정적인 건 마지막에 범인이 초등학생이었다는 건.. 어이가 내 뺨을 수 천 번은 때린 듯한 기분

마지막에 주인공 한서린이 말한 범인이 초등학생이고 장난이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을 때는

이건 뭐.. 내가 생각했던 범인이 아니니 다행이다 안도하는 건 좋지만

분노로 치닫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풍선을 터트리는 거 같은 느낌의 대사였다.


"영화 나를 기억해.... 너만 기억해.. 나는 잊을 테니.."


영화 스토리 자체는 허무하면서 별로였지만 나름 긴장감 있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발 연기를 했던 기억은 없어서 어설픈 연기가 분위기를 깨버렸던 기억도 없다.

지금까지 본 반전 중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허무한 반전 영화였다.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여줬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회수하지는 못했다.

결국 마지막 김희원의 말처럼 "대한민국 법이 X같다." 대사는 공감됐다.

청소년들의 심각성을 알리는 내용이지만 정작 청소년이 봐서는 안될 영화이기도 한 영화.

오늘 리뷰 이후로 "나는 너란 영화를 잊겠다."

언젠가 다시 보고 싶은 영화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 내 주관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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