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특별시민, 시작은 흥미진진 결말은 밋밋


(※ 본 리뷰에는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음을 사전 고지합니다.)


■ 특별시민 (The Mayor, 2016)

■ 개봉일 : 2017.04.26

■ 감독 : 박인제

■ 배우 :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문소리, 라미란

■ 장르 : 드라마


영화 특별시민 줄거리

"사람들을 믿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선거야" 서울을 사랑하는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은 그 어떤 정치인보다 최고 권력을 지향하는 철저한 정치인이다. 선거 공작의 일인자 '심혁수'(곽도원)을 파트너로 삼고, 겁 없이 선거판에 뛰어든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까지 영입한 변종구는 헌정 사상 최초의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하지만 상대 후보들의 치열한 공세에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하며 변종구의 3선을 향한 선거전에 위기가 거듭되는데..


영화 특별시민 리뷰


스냅백을 눌러쓴 채 젊은 청춘 콘서트에 참가한 현직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 공연을 마치고 관객으로 참가했던 '박경'(심은경)의 뼈 있는 촌철살인 멘트와 함께 영화가 시작됩니다.


'박경' 왈, 소통이 안되면 고통이 옵니다. 


위 대사는 '박경'이 '변종구'에 한 말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서 시민의 말의 귀를 기울이고 경청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저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와 이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정치인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과 똑같이 시민으로 태어났지만 '정치인'이라는 감투를 얻게 되면서 자신이 일반 시민임을 망각하고 영화 제목처럼 특별시민이 되려고 노력하는 그런 정치인들이 더 많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시민의 눈이 아닌 특별한 자신의 시선으로 모든 걸 바라보기 때문에 같은 것을 보고 있어도 전혀 다른 생각과 이념을 갖게 되고 이는 곧 시민이 아닌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모든 공직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한낱 일반 시민인 저의 의견은 그렇습니다.



선거는 똥물에서 진주를 꺼내는 거야. 손에 똥을 묻히지 않고 진주를 꺼낼 수 있겠어?


변종구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가 선거 캠프에 찾아온 '박경'에게 함께하는 것을 제안하면서 꺼낸 대사입니다. 말 자체만 놓고 보면 뭔가 합리적인 것처럼 들리지만 곱씹어 생각하면 '똥물'은 선거이고 '진주'는 그 선거에서 승리할 '정치인'을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깨끗하게 투명하게 찾아낸 진주가 아니라 더러운 똥물로 비유하는 표현에서 '심혁수' 자신 또한 결국 깨끗한 선거가 없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체념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봤습니다.



이거 강아지 아닌데 늑대에요 늑대 새끼. 박 선생! 내가 늑대 새끼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늑대 새끼라고 믿게끔 만드는 게 박 선생 일이에요. 그게 바로 선거야!


강아지가 귀엽다고 말한 '박경'에게 '변종구'가 한 대사입니다. 변종구는 대 놓고 박경에게 선거는 그저 비즈니스이고 다른 사람들을 다 속일지라도 자신에게는 진실을 말해야 된다는 정치 관념을 직설적으로 표현합니다. 우리가 선거 시즌마다 어설프게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서민 음식을 체험하고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를 하며 상인들을 격려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볼 때 정말 쇼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런 관념을 가진 후보라가 존재하고 그 후보가 선출까지 됐다는 것을 상상해보면 이 대사가 얼마나 소름 돋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순조롭게 선거 운동을 이어가고 있던 '변종구'는 탈영한 군인을 음주운전 사고로 죽이게 되고 이를 은폐하려는 통화 내용 자료를 확보한 '심혁수'는 다른 그림을 그리며 점점 둘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관계가 점점 틀어지게 됩니다. 결국 혁수는 그날 사고로 죽었던 군인 사건을 언론에 흘리게 되고 차량 번호가 발각된 변종구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딸을 음주사고의 가해자로 만들어 언론에 발표해 위기를 모면하게 됩니다. 그런 혁수가 못마땅한 종구는 사람을 시켜 혁수의 방을 뒤지게 되고 그 현장을 발견한 혁수는 몸싸움 끝에 사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종구는 그걸 자살로 위장시켜 사건을 마무리합니다.



결국 '변종구'는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장 당선되며 3선을 연임하는 쾌거를 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혁수의 물건을 살펴보면 '박경'은 종구의 음주 사건의 실체가 담긴 USB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확인하게 됩니다. 종구를 찾아간 박경은 USB를 포함 선거에서 받은 모든 자료를 종구 앞에 내밀고 반드시 심판하겠다는 말과 함께 선거 캠프를 떠나게 됩니다.


권력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야될까?

영화 특별시민은 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선거 정치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대편 후보와 흑색선전, 재난사고 현장에서의 형식적이고 전략적인 매스컴 노출, 가족을 희생하는 선거 운동 등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내용들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영화에서 유일한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는 변종구의 음주사건에 대한 흔적이지만 이 역시 혁수가 허무하게 죽임을 당하게 되면서 마지막 긴장의 끈마저 끊어지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지위와 위치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에 맞게 행동하게 됨을 일컫는 말이지만 이렇게 얻은 자리라는 권위와 권력이 결국 국가와 국민에 대한 정치 이념이 아닌 그저 자신의 사리사욕과 권력욕만 갖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씁쓸함마저 들게 만듭니다. 마지막에 '박경'이 경찰에 고발하지 않고 자수를 권고하고 떠나는 건 이렇게 정치판에서 결국 진실은 권력의 힘에 의해 왜곡되거나 묻힐 수 있다는 현실을 어린 나이에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했기 때문에 기대를 했지만 그저 예상했더 연기력만 그대로 적중했을 뿐 스토리 자체의 긴장감과 반전은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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