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발생된 사건과 이슈로 인해 박시후는 5년간 자숙에 들어갔다가 KBS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으로 지상파에 복귀했고 드라마가 생각보다 엄청 인기가 많아 제대로 복귀에 성공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남자 주인공이 박시후라는 이유로 여주인공을 다들 꺼려 했는데 그때 '신혜선' 모두가 마다했던 여주인공 자리에 들어가서 오히려 일약 스타로 발돋음 하는 엄청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드라마 바벨 리뷰(Review)

바벨은 TV조선에서 토, 일 주말드라마 제작한 16부작 드라마입니다. 바벨은 어릴 때 살해당한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인생을 건 검사 '차우혁'(박시후)와 재벌과 결혼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여배우의 사랑을 그리는 미스터리 격정 멜로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바벨은 후계를 둘러싼 재벌가의 암투, 권력에 의해 가족을 잃은 아들의 복수, 그리고 철천지원수 집안에 며느리와 사랑까지.. 그 외에도 온갖 자극적인 내용과 상황, 소재들로 똘똘 뭉친 19세 이상 관람가인 드라마입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공중파에서 '19세 미만 관람불가'를 타이틀로 승부수를 띄웠던 MBC '나쁜형사'가 초반 19세라는 타이틀로 시청률이 반짝 올랐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지지부진하고 답답한 스토리 전개 때문에 시청률 하락세로 마무리됐는데 바벨 또한 19세로 그 대열에 올라타려고 했지만 역시 한계에 부딪쳐 15세 이상 관람가로 전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자극적인이고 높은 수위의 소재와 내용은 순간적인 시청률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탄탄하고 깔끔한 스토리 전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멸망의 길을 걸어간다는 걸 새삼 깨닫게 만들어준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제목인 '바벨'의 뜻은?


바벨은 구약 성경에 나오는 "신의 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하늘에 닿으려고 했던 인간의 오만한 마음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드라마 부제는 "욕망이 쌓아올린 거대한 탑"이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바벨을 탑으로 생각했을 때 높은 곳에 있는 탑을 허물고 승리를 거머쥐는 것을 소재로 삼았던 거 같은데 정작 무너진 건 탑이 아니라 탑에 살고 있던 오만한 인간들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거산 그룹 차기 후계자 찾기


드라마 바벨의 핵심적인 내용 중에 하나가 거산 그룹 후계자 찾기 놀이입니다. 최초 회장과 두 아들 간의 온갖 모략과 지략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회장은 헬기 사기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났지만 결국 치매 노인이 됐고, 한몫 제대로 할 거 같았던 둘째 아들 '태민호'는 생각보다 빨리 살해 당하면서 퇴장했습니다.


첫째 아들 '태수호'는 술과 약에 절어 사는 전형적인 개망나니 캐릭터였지만 아무런 계기도 없이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새사람이 되는 이상한 모습으로 마무리되어 이게 무슨 스토리인지 다소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태민호'를 죽인 진범은 과연 누구?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유도하거나 강조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사실 누가 진범인지 충분히 미리 예측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예측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기 때문에 이 드라마에서 미스터리한 요소가 없음에도 미스터리를 강조하는 정말 알 수 없는 드라마입니다.



'차우혁'의 부모님 원수 찾기


어릴 적 거산으로 인해 부모님을 잃은 '차우혁'은 복수를 다짐하면서 거산에 계획적으로 접근하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부모님의 원수를 찾는 과정이나 단서를 추적하는 장면은 1도 없고 그저 장희진과 러브라인에 집착하다 원수마저 그냥 평범하게 만들어버린 괴이한 격정 멜로드라마입니다.


마무리 짓지 못한 떡밥과 불쌍한 우실장

바벨에서 가장 안타깝고 이해되지 않는 설정 2가지가 있습니다. 작가가 떡밥은 던졌지만 회수하지 않는 킬러와 죽어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지만 결국 아내는 죽고 자신은 살인범이 된 우실장입니다.


드라마에서 '신현숙'(김해숙)의 온갖 악행을 뒤처리해주던 킬러, 대사는 몇 마디 없지만 정두홍 무술학교를 졸업한 듯한 날렵하고 화려한 싸움 실력을 보여줬던 캐릭터입니다. 드마라 내내 '신현숙'의 지시를 받고 온갖 못된 짓은 골라서 했지만 마지막에 '한정원'(장희진)과 '차우혁'(박시후)를 납치해 죽이라는 명령에서는 꼭 박시후와 장희진을 일부러 풀어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나중에 병원에 수감 중에 탈출하는 장면도 나왔지만 도대체 킬러는 누구이고 왜 박시후를 도와줬는지, 그 어떤 것도 마무리 짓지 않고 드라마가 끝나버렸습니다.


킬러가 사실 누구이고 어떤 의도였는지 굳이 궁금하지도 않고 몰라도 드라마 전개에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이렇게 등장시켜서 뭔가 있는 것처럼 연출했으면 뭔가 끝맺음을 제대로 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회수하지도 않을 떡밥은 애초에 던지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실장'은 자신의 아내를 살려줄 유일한 사람이었던 '한정원'을 위해 남편인 '태민호'(김지훈)을 살해했지만 정작 아내를 살려주겠다던 '정원'은 자신이 임신했다는 이유로 기증을 거절했고 졸지에 수술대에서 '우실장'의 아내는 죽고, 자신은 아내를 잃음과 동시에 살인범만 되는.. 개인적으로 드라마 바벨에서 가장 불쌍하고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임신을 이유로 거절할 거면 굳이 우실장의 아내를 찾아가 보고 싶었다는 등. 뭔가 챙겨주고 도와줄 거 같은 이런 뉘앙스는 굳이 풍기지 말았어야 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존박이 부른 바벨 OST 빼고는 무엇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절정의 시간 낭비 기술인 킬링타임을 제대로 시전해준 드라마였습니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영원히 보지 않기를 추천드리고 보지 않은 그 눈을 제가 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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