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끼, 윤태호 원작 웹툰과의 차이점과 결말 해석


(※ 본 리뷰에는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음을 사전 고지합니다.)


■ 이끼 (Moss, 2010)

■ 감독: 강우석

■ 배우: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허준호,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 장르: 드라마, 범죄

■ 개봉일: 2010.07.14

영화 이끼에 대해서

영화 이끼는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2008년 웹툰 '이끼'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일부 사람들이 완성도 높은 웹툰과 영화를 비평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웹툰을 보셨다면 물론 80편에 달하는 웹툰 대비 2시간 남짓 영화로는 채워지지 않는 답답함과 허전함은 분명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둘 다 본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영화는 영화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고 비평이 아닌 차이점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영화 이끼 줄거리

'해국'(박해일)은 20년간 의절하고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시골 마을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오늘 처음 본 마을 사람들은 한결같이 '해국'을 경계하고 불편해하는 눈빛을 던진다. 아버지의 장례를 무사히 마치고 마련된 마지막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해국'이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남겠다는 선언을 하게 된단. 순간,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흐르지만 마을 이장 '천용덕'(정재영)은 해국의 정착을 허한다. 언뜻 보면 평범한 시골 마을이지만 섬뜩한 카리스마를 가진 이장의 말 한마디에 태도가 돌변하는 마음 사람들의 모습과 이를 맹목적으로 신처럼 따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해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것이 의심스럽기 시작한다.


영화 이끼와 웹툰 이끼 차이점

영화 이끼를 시청하고 나면 시작과 결말이 존재하지만 어딘가 허전하고 답답함을 느끼셨다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실제 80편의 웹툰에 전체적인 내용을 영화에서 전부 다루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웹툰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각 인물들 사이에 유대 관계나 심리적인 묘사가 웹툰에 비해 부족하고 이상하고 괴상하기만 한 인물들의 행동 또한 이유가 있음에도 과정이나 컷이 점프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1. 유목형 선생은 마을 사람들에게 살해당한 것일까?


아닙니다. 영화에서나 웹툰에서나 유목형은 자연스럽게 혼자 죽음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2. 유해국(박해일)은 어떻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고 찾아온 것일까?


영화에서는 목형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들 해국이 찾아오고 그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동요하는 모습이 그려지지만 실제 원작에서는 이장 천용덕(정재영)이 해국의 연락처를 알고 있어 장례를 치르게끔 부른 것입니다.


3. 박민욱 검사는 왜 해국을 돕는 것일까?


영화에서 박민욱 검사(유준상)는 해국에 의해 물먹고 좌천하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실제 원작에서도 동일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둘 사이에 앙금만 있는 상황인데 해국은 박검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이에 응하게 됩니다. 그냥 정의감에 불타서 개인감정은 감정이고 일은 일이다 생각하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사실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영화에서는 박민욱 검사가 겪는 감정의 흐름이나 상황, 해국과의 어떤 미묘한 심리적인 끈으로 연결된 것인지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지만 실제 원작에서는 자신에게 물 먹인 해국이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사건을 파헤치는 행동을 통해 자신 또한 그에 동화되어 가는 모습이 충분히 그려지기 때문에 박민욱 검사가 해국을 돕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게 됩니다.


4. 전석만(김상호)은 왜 해국을 죽이려고 했을까? 해국이 어떻게 자신의 집에 온 것을 알았을까?


영화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자신을 감시하려는 행위에 해국이 지하 공간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석만과 이장이 자신의 뒤 조사와 행적을 보고하는 내용을 듣게 되는 장면만 나옵니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해국이 마을 창고에서 가져온 CD 안에서 과거 유목형의 집에 지하로 통하는 공간이 있음을 알게 되고 해국은 거기서 몇 날 며칠간 전석만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게 됩니다.



그리고 전석만은 자신이 집을 비우면서 해국의 집을 미심쩍게 쳐다보고 나가게 되고 그 사이에 해국이 석만의 방을 뒤지고 있는데 그때 다시 석만이 돌아와 송곳으로 해국을 찌르게 됩니다. 원작에서는 해국이 비밀 통로에서 석만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서 외출하는 시간과 돌아오는 시간, 돌아와서 하는 행동까지 이상하리만큼 규칙을 보인다는 것을 스스로 분석해서 그것을 믿고 집을 수색한 것이지만 이는 사실 이때까지 해국이 하고 있던 행동은 모두 모니터링 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해국이 파악한 석만의 행동 패턴 또한 해국을 유인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내용은 영화와 동일하게 흘러갑니다.


5. 마을 이장(천용덕)은 어떻게 해국이 석만을 죽인 것임을 알았을까?


영화에서는 석만이 죽던 절벽에 이장과 김덕천(유해진)이 나타나고 해국은 찔린 상처를 흙으로 위장하고 태연하게 산책하면서 지나가다 마주친 것으로 위장하고 자신의 의심받을 것을 예상한 해국은 석만의 집에 가서 자신의 핏자국을 지우고 비밀 통로를 통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일촉즉발에 상황에서 다행히 걸리지 않은 것으로 관객이 인식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상황은 동일하지만 해국이 밭을 갈고 있다가 비명 소리를 듣고 석만이 죽은 장소로 향한 것처럼 꾸미고 동일하게 핏자국을 지우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지만 이장 천용덕은 단순히 상황만 본 게 아니라 특수 약품을 분사해서 핏자국을 확인하고 그걸 추적해서 해국이 한 짓임을 알게 됩니다.


6. 석만에 의해 다친 해국의 상처는 누가 치료해준 것일까?


천용덕을 비해 석만의 비밀통로를 통해 집까지 온 해국은 상처로 기절하게 되고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치료를 받은 걸 확인하고 성경책이 놓여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애초 영화 초반에 성경책은 이영지(유선)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장면을 통해 이유는 몰라도 영지가 해국을 치료해준 것임을 예상하게 됩니다. 원작에서는 해국이 비밀통로를 통해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통로 입구에 영지가 해국을 기다리고 있었고 치료를 해주게 됩니다. 연지가 어떻게 알고 그 시각 거기서 대기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나오지 않습니다.


7. 삼덕기도원 집단 살인의 범인의 누구인가?


삼덕기도원 집단 살인의 경우 영화에서는 천용덕과 유목형 모두 살인 현장을 발견한 것처럼 그려집니다. 영지는 천용덕 귀에 묻은 피 흔적을 보고 나중에 범인으로 천용덕을 지목하지만 용덕은 이 사실을 부인하게 됩니다. 영화 대사 중에 천용덕이 유목형을 보고 기도원에 선물이 있었을 거라는 말을 하는데 원작을 보면 이 말이 의미하는 진실을 알게 됩니다. 애초에 유목형은 신도들의 배신으로 감옥에 가고 천용덕의 모진 고초에도 견디며 결국 천용덕과 함께 하게 됩니다. 사실 유목형과 천용덕은 서로 합의하에 신도들을 모두 독약으로 제거하려고 했지만 천용덕은 자신이 유목형에게 정말 빠져든 것처럼 목형을 속이기 위해 자신이 직접 전원을 죽인 것입니다. 그리고 선물이라는 표현을 하게 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직접적인 살인은 천용덕이 저지른 것이 맞지만 유목형 또한 자신을 배신했던 신도들을 죽이려 했기 때문에 공범으로 생각하는 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8. 마지막 장면은 뭔가 있는 것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사건이 종결된 후 해국은 다시 마을을 찾게 되고 자신을 이곳에 오게 만든 장본인이 영지인 것을 새삼 깨닫고 알 수 없는 눈빛을 보이면서 영화가 결말을 맺으면서 영지가 모두 계획한 것처럼 상상하게 만듭니다. 원작에서는 유목형과 연지와의 관계 그 둘의 대화와 심리적인 유대가 그려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애초에 연지는 목형이 죽은 뒤 네 편 내 편이 아닌 자신만이 자기편이라고 얘기하던 유목형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갈 방향을 정했었고 그 뒤에 마을에서 발생되는 모든 비리와 자신을 겁탈한 상황까지 모두 녹음해 증거 자료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물론 해국이 마을로 오게 된 것은 연지가 아닌 천용덕이 부른 것이지만 애초에 유목형은 언젠가 자신의 아들이 찾아올 것임을 예감했고 연지에게 일러뒀던 것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

영화를 보고 나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뭔가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원작이 없었다면 나름 상상력에 의존해야 될 부분이지만 이런 갈증은 원작 웹툰을 보시면 말끔하게 해소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영화는 영화 나름대로 원작에 충실했고 연기력과 진행 내용 모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영화 시간이 5시간짜리였다면 원작과 동일한 전율을 선사해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아직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았다면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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