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원티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의미 있게 재조명했지만 열린 결말은 아쉬웠다
드라마 원티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의미 있게 재조명했지만 열린 결말은 아쉬웠다
(※ 본 리뷰에는 드라마의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사전 고지합니다.)
■ 연출 : 박용순
■ 극본 : 한지완
■ 배우 : 엄태웅, 김아중, 지현우, 박해준
■ 편성(SBS) : 2016.06.22 ~ 2016.08.18 (16부작)
이미 종영되었거나 오래된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보게 된 작품은 <원티드>입니다. 특별히 선택해서 본 것이 아니라 킬링 타임으로 선택했는데 처음 예상보다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드라마 원티드 줄거리
"이번 영화를 마지막으로 은퇴합니다." 그리고 그날 최고의 여배우 '정혜인'(김아중) 아들 현우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납치범이 요구 조건은 "생방송 리얼리티 쇼를 진행하는 것!" 누가 왜 아이를 납치했고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방송이 끝나면 아이가 살아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이제 아들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혜인'의 생방송 쇼가 시작된다.
톱 여배우 정혜인은 자신의 빈 껍데기 같은 삶에 지쳐 자신과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돌연 은퇴를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날 자신의 아들 '현우'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신고하면 자신의 아들 '현우'가 죽는다는 범인의 협박 문자에 경찰서에서 집으로 돌아온 '혜인'은 자신 집 앞에서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고 쫓게 되지만 결국 놓치게 됩니다.
수상한 사람이 집 우편함에 넣고 간 물건은 '원티드'라는 이름의 생방송 리얼리티쇼 대본이었습니다.
그리고 범인에게서 "정혜인이 진행하는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어라."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매일 밤 10시 총 10회 방송, 매 회 미션이 주어진다."라는 내용과 함께 범인에게서 본격적인 미션 메시지를 수신하게 됩니다. 범인은 정혜인이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게 되면 그때마다 영상 메시지로 아들 현우가 안전하는 증거를 보내주겠다고 말합니다.
"첫 방송은 이틀 후 토요일에 내보낼 것!", "미션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 "방송을 하지 않거나 미션에 실패하면 현우가 죽는다.", "시청률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현우가 다친다." 이 4가지가 납치범의 미션이었습니다.
그렇게 범인의 미션이 시작되고 방송국 관계자들과 경찰의 협조로 본격적인 미션을 해결해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혜인과 경찰은 각 미션을 해결해가지만 그 과정에서 범인에 의해 사람들이 죽게 되고 그렇게 일련의 사건들과 죽인 사람들 간의 스토리에서 그저 어지럽기만 했던 퍼즐 조각이 점점 맞춰지게 되고 결국 한곳으로 향하게 됩니다.
드라마 원티드 리뷰(Review)
드라마의 줄거리 자체를 놓고 보면 상당히 흥미진진한 소재와 전개가 예상되고 궁금증이 샘솟게 되지만 막상 첫 회를 시청하고 나면 어처구니없는 황당한 상황이 펼쳐지게 됩니다. 실제 아이가 납치됐지만 그저 시청률이 목적인 방송국 관계자들과 PD의 모습, 정혜인의 남편이자 현우의 아버지인 '송정호'(박해준)은 왜 이 방송을 해야 되는지 자신이 얻는 게 무엇인지 실리를 따지는 모습, 주먹을 날리고 싶은 기자의 태도' 등 아이가 납치된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보다는 그저 이 상황을 하나의 쇼로 생각하는 황당한 등장인물들의 모습에 이게 도대체 무슨 개 똥 같은 드라마인가 싶어서 창을 닫고 기억에서 지우려고 했지만 정말 제대로 욕하기 위해서 암 걸릴듯한 짜증을 감수하고 시청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매 회 미션을 수행하면서 같은 패턴을 이어가는데 그냥 이러다가 범인 잡고 아이 찾고 마무리 할 거라고 예측했는데 이 사건의 끝이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짜증 한가득이었던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은 2011년 4월에 수면 위로 드러난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서 산모와 영유아가 사망하고 폐 질환에 걸린 사건으로 살균제의 위해성이 명백해졌음에도 당시 기업에 대한 제재나 피해자 구제 대책이 이뤄지지 않았던 사건입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노력과 검찰의 대응으로 5년이 지난 2016년 전담수사팀이 구성돼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 대표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었고 2017년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기존에 배제되었던 피해자들의 구제가 확대되었습니다.
드라마 원티드는 SG 그룹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살균제로 인해 아내를 잃은 남편과 SG 그룹의 이런 비리를 폭로하려고 했다가 SG로부터 살해당한 가족들이 그 범인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복수를 위해서 자신도 똑같은 범죄자가 되어야 했고 결코 용서받을 수도 정당화될 수도 없었지만 미약한 힘을 가진 한낱 필부들이 대기업에 대항하는 모습과 결국 현실에 벽에 부딪쳐 절망하는 장면은 요즘에도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 안타까웠습니다. 마지막에 살균제 위험성과 피해자들 앞에서 전혀 사죄할 줄 모르는 뻔뻔한 태도는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살균제 피해자들이 대기업을 상대로 한 처절한 복수극이었지만 그 수단으로 꼭 평범한 사람의 아이를 유괴하는 스토리로 풀어나가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드라마에서라도 사이다 같은 처벌을 기대했는데 너무 현실적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으로 열린 결말을 맺어 아쉽고 씁쓸한 드라마였습니다.